미라공간 2007. 1. 14. 00:22

 

2002-3

 

전철을 타고 내려서 다시 교외선으로 갈아타고 얼마쯤 가자 소요산. 

전날 혹시 아무도 안 나오는게 아닐까 걱정했읍니다만 김용수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작년에 갔었던 그 산.

올라가는 내내 지난 가을 함께했던 친구들의 얼굴을 생각했습니다.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 졌다가 벌써 1년의 시간이 후딱 지났구나 싶어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날씨는 너무 좋아 화창따뜻훈훈 그지없는 기분좋음.

단풍나무는 아직도 단풍이네요.

고양이 발마냥 옹크린 잎사귀를 달고서 앙칼진 바람에 팔랑입니다.

낮선 새가 지저귀고 햇살이 너그러운 한낮. 

주삣거리며 고개를 내민 작은 풀들은 어루만져주고 싶은 만큼 사랑스럽습니다.

산아래 무슨 부대에선가 사격훈련중 들리는 총소리마저 경쾌했습니다.


산행의 끝자락.

기분좋은 수다와 더불어 막걸리와 도토리묵으로 마무리를 하고 우리는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용수형님.

저 데리고 산행하시느라 힘드셨을 겁니다.

어쩌면 그리 잘 가시던가 잠시 숨을 고를라 치면 어느사이엔가 저만치 가있어 다시 성급히 졸졸 따라가곤 했습니다.

좋은 산행하게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