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공간 2005. 6. 5. 00:09

030407

그녀가 떠난다네.

얼마간은 이곳에 있으면서 앞으로의 일을 좀더 계획하고 준비한다고 했던 그녀가 내가 지각한 얼마의 시간동안 문제가 생겨...급작스레 마음을 바꾸었다네.

갑자기...

낼부터는 얼굴을 볼 수가 없네.

누가 내게...

점심먹으러 가자..

나랑 놀아줘-..

차 마시러 가자아.

나 좀 봐조오..

그렇게 실 웃음을 짓는 눈을 내게 맞추기도 팔에 매달리기도 어깨에 손을 얹기도 머리카락을 매만지기도 허리에 손을 두르고 얼굴을 부벼 댈 건가..

뚝뚝한 나와는 달리 외형으로도 몹시 다른 그녀지만 그 사근사근한 말투와 애교스러움으로 늘 내게 따뜻한 일상을 보태주었던 그녀가 불현듯 가 버린다네...

뭐 전화하면 언제고 만날 수도 있겠지마는 ...

언젠가 그런 그녀가 귀찮기도 한 적도 몇 번인가는 있었다.

얼만치의 시간이 생겨 그 틈에 잃다만 소설의 다음이 궁금해 책을 펼쳐놓을라 치면 몸을 기대오면서 나랑 놀아줘..

이러는 통에 정작 하고 싶은 일 못하고 그녀의 말에 대거리를 해 줘야 했던 게 좀은 불편하기도 했었다.

낼부터 늘 그녀가 있었던 그 곳에서 그녀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비로소 오늘 아침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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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분이 씁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