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공간 2005. 6. 15. 01:11
기분이 어떠냐면...
비를 맞은 것 같아.
비를 좋아하는 내가 그래서 비맞기를 주저하지 않는 내가, 빗속에서 오래 걷고 있는 것 같아.
처음 얼마는 살갗을 두드리는 빗방울이 상쾌하기도 적당한 무게감이 쾌감을 가져오기도 해.
그러다 시간이 길어져 옷을 적히고 비을 먹어 무거워진 옷에 스치는 몸이 부담스러워져.
슬슬 추워지기도 하지.
눈도 제대로 뜰 수 도 없지.
어딘가 훈기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져.
지금 그런 기분이야.

눈을 들어 밖을 보면 먼데 습기가 묻은 집과 나무들이 보여.
근데 지금 비가 오는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어.
창문 바로 앞 화초를 봐야해.
잎사귀가 흔들리는 걸 알아차리고 빗방울이 맺혀있나 봐야 해.
그래..
비가 오고 있었네.
실비인지 보슬비인지 아무런 소리도 없이...공사장에서 내는 소음에 묻혀버렸을까?
매미소리는 쉼 없이 들리네.. 

0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