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공간 2005. 6. 15. 01:18

030829

오랜만에 등산화를 신었어.

세탁해서 말끔해진 신을 신는 것이 왠지 어색해.

지리산을 다녀오면서 비 오는 흙탕길을 지나느라 몰골이 형편없어져서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어.

이런 기분으로 설악산을 간다면 참 그지없이 좋을 것인데...


버려진 땅에 고인 물위로 그림자를 드리운 공장 건물들...

망치소리, 기계음소리, 낯선 풀벌레소리가 버무려져 나오고 있어.

간간히 곁을 지나는 차 소리.

차안의 흘끔거리는 시선들

가끔씩 시선을 위로 올릴 적마다 어둔 밤을 더듬어 가는 비행기가 불빛을 깜빡이며 날고 있어.

빈약한 가로수 너머 바다가 호수처럼 잠겨있지.

근데 내가 이 낯선 길 위에서 뭘 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