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공간 2005. 6. 17. 00:38

031208
엄마를 미워했다,
미움이 쌓이고 쌓여 그 너머의 그 너머까지...
퇴적되어진 그 층을 깨부수기에는 시일이 참 오래 걸렸다.
늙어서 스스로 무너진 엄마의 성미,
엄마처럼 되지 않을 거야.
무엇도 닮지 않으리라.
모든 것.

치과에 갔다.
이가 몹시 상해 있었다.
대학병원같은 곳에 가서 대공사를 해야 한다나...
2개월에 걸친 치료와 잇몸수술을 해야 한 대.
뻐를 심어줘야 하고, 이를 만들어 넣는 건 그 다음 문제래.
이가 다 빠질 수 있다는 거지.
그럼 틀니를 해야하지.
치조골이라는 이를 심고 받쳐주고 있는 그곳이 상해 있다고 한다.
아직은 나는 그럴 나이가 아니라는데...
젊은 의사가 묻는다
혹시 부모 중에 잇몸이 안 좋으신 분 계세요.
"엄마요"
"그런 게 유전되는 수가 있어요."
유전?
엄마가 어느 해 틀니를 했다.
그때가 이른 시기인줄 몰랐다.
그저 늙어가니까...그런 줄 알았다.
그런가?
어쩔 수 없이 나는 엄마를 닮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