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사람들
웰빙하러 가자~~는 직장 선배를 따라 석촌역 근방의 보리밥집을 갔다.
순한 여러 가지 채소와 콩비지와 청국장으로 만든 식단.
보리알이 가라앉은 숭늉도 나왔다.
비빈 보리밥에 맥주1병을 넷이서 나눠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둘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어깨에 맨 백의 무게가 만만찮기도 하고 몹시 피곤한 때문이기도 했다.
멀잖은 잠실역까지 걸어가자는 말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러기로 했다.
석촌호수가 보인다.
길가 벤치에 앉아있는 연인들..
아래 호수 옆으로 난 길을 속보하는 사람들
무리지어 뛰는 사람들... 그들의 여유로움에 슬몃 부러운 마음이 인다.
어제 만난 친구들이 곁에서 나누는 대화는 캐나다유학에 관한 거였다.
아이와 와이프를 그곳으로 보낸 일산 사는 누구, 고모와 함께 딸을 곧 보낼 예정인 친구. 그곳에서 살다온 친구가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 나는 멀뚱해 질 수밖에..
그리고 치아가 성치앉아 6개월에 걸쳐 2,400만원을 주고 치료를 받고 중형차 한 대 값을 입에다 넣고 다닌다는 농을 듣는 다는 얘기.
상갓집에서는 친구들의 못마땅한 수군거림을 듣고 있는 어느 친구가 현란한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어깨가 훤히 드러나고 몸에 피트 되는 쫄 티에다 커다랗고 번쩍거리는 액세서리로 치장을 하고 왔었다. 사랑이란 걸 하면 저리 되는 건가? 상갓집에 오면서도 잘 보이고 싶다는 열망은 부끄러움도 잃게 만드나 보다.
아래 그림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
저렇듯 비 오는 날 한 우산아래 같이 서서 강물이든 빗물이든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꽃이란 걸 받아본 적이 언제였지? 작은 선물이든 받아본 건 언제 적 얘기지?
0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