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공간 2006. 1. 31. 01:33

 


 


 


 


 


 


 


 


 


 

광안리 바다.

예전에 이곳에는 흙담으로 둘러쌓인 초가집이 있었다.

친구의 집에 가자면 햇살이 머물어 따사로운 담을 따라 비릿한 냄새를 헤치며 아이들의

왁자한 고성이 울려펴졌다.

친구의 집 생계를 담담했던 그 아버지의 낡은 목선이 석양아래 잘게 출렁이던

풍경들이 있었다.

 

그 풍경들을 허물고 카페와 횟집과 호텔이라는 간판을 단 비대한 시멘트건물들이 점령해 버렸다.

그게 다가 아니였다.

어느 날 다시 와 보니 바다를 동강낸 광안대교가 가슴을 철렁거리게 했다.

갈매기와 같이 바다 위로 차들이 날고

아이들의 달금박질곁으로 경운기가 지난다.

 

바다로 간 도시.

도시로 간 등대.

어릴 적 그 바다를 내가 버린 것 처럼 자꾸만 가슴이 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