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혼자끄적이기

한가한 날 방에 갇히다.

미라공간 2007. 10. 28. 19:07

 

071028

 

뭔가가 자꾸 먹고 싶어졌다.

지금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만들 수있는 건 닭찜, 부추전, 떡구이, 군만두, 배추쌈 정도.

 

일어난 시간이 9시30분경.

이불속에서 머뭇거리면서 누워서 티비채널을 돌리다가 문득  7시50분에 켜지는 티브와 핸드폰 알람이 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일요일이라고 그런가? 그렇게 설정해 놓지는 않았는데 이상한 일이였다. 핸드폰은 2분마다 3번 난리를 치고 티브는 별안간 높은 볼륨으로 잠을 깨워서 집을 나서는 8시40분경에야 자동으로 꺼지게 되는데 시끄러운 음을 못 들었다는 건 납득이 안간다. 그렇게 깊이 잠이 들었던 것인지 알수가 없다.

 

아침밥을 먹은 시간이 10시 30분경.

다시 이불속에서 미적거리며 채널을 돌리다가 일어나 컴퓨터를 켰다.

그 시간 그 자리에 앉아 주로했던 일은 이곳에 들어와 댓글을 보고 다시 댓글을 달고  다른 동호회의 게시판에 들어가 잠깐 둘러보고 새로 계좌를 개설한 hsbc은행에 들어갔는데 로그인이 되질 않아 몇 번을 시도하다 전화를 하고 업무시간이 아니라 연결이 되질않아 다음으로 미뤄버렸다.

 

별로 한일도 없는데 다시 뭔가를 먹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 뭘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아직 커피를 마시지않았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일명 잔치집커피를 적당히 식혀 마시고 난 뒤 다시 주방으로 가 아침에 끓여 둔 콩나물김치국에 건더기를 건져내고 칼국수를 넣었다. 아침에도 그랬지만 어째서 낮설고 이상한 맛이 나는지 알수가 없다. 무슨 맛이냐면 미원을 듬뿍넣은것 같기도 하고 익지않은 김치를 넣어 끓인듯 밍밍한 맛. 파, 마늘,소금,다시다 조금 다 넣었는데 말이지...

하다보니 예상보다 양이 많아진 �구수를 다 먹고 배가 너무 불렸다.

다시 빈그릇을 씽크대에 넣어두고 와서 침대에 비스듬히 누었다. 동물들이 주로 나오는 프로였는데 원숭이와 새끼호랑이 새끼표범이 그리고 개와 붙어다니는 고양이에 관한 것에 시선을 고정했다가 세명의 무술도장 김관장이 나오는 코믹영화, 그리고 또...이집트의 미이라, 이런저런 온갖 잡다한 프로들을 조금씩 보다  화장실에 갈려고 일어섰는데 문득 창밖에 너무 어두운 듯 했다. 시간은 4시를 조금 넘겼을 뿐이였느데 말이지. 혹시 소리도 없이 비가 오나 해서 창을 열어 보니 잔뜩 흐린날이다. 아래 반지하집의 주방에는 밤처럼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다.

 

다시 컴앞에 앉아 11월3일에 하게되는 종단길이 걱정스러워 네이버 지도를 열었다. 서을에서 일단 보은으로 가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지난번 종착지에 가야하는데 첫차가 남부터미널에서 6시30분에야 있었다. 보은에 도착하면 9시반. 그리고 몇 십분 몇 시간만에 있을지 모르는 보은군 화북면 용하삼거리행 시내버스를 타고 얼마쯤 이동을 해야한다. 빠르면 10시. 늦으면 11시경에야 움직일수 있어 이번에는 전날밤에 이동해서 찜질방에서 자야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다. 대전으로 가자면 8시에 도착하는데 나때문에 늦어지는 것도 미안한 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찜질방. 혼자 잘려니 어색할 것도 같지만 혼자서 해 본 일이 한두가지는 아니였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싶다.

 

모니터를 오래보다보니 눈이 아리고 피곤해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얼마쯤 잘까싶어 눈을 감고 다리에 이불을 감았다. 창밖에서 비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비가 오는데 말이지 잠을 자고 있었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일어나 앉아서 빗소리를 음미하면서 뭔가 근사한, 감상을 흔들어 놓을 그럴듯한 음악을 들으면서 사색이라도 해야 하지않을까 싶다. 그런데 눈이 점차 감기고 어느결에 잠이 들었나 보다.

일어나니 6시.

다시 뭘하지? 다시 티비채널을 돌린다. 다시 컴터를 켰다.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다시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는 고프지도 않는데 말이지.

 

냉장고에 있는 여러 음식재료중 선택된 것이 부추전이다. 열흘전인가 김치를 담그고 남은 부추를 국에 넣기도하고 수제비, 좀전의 칼국수에도 넣어먹었는데도 아직도 남았다. 부침가루에 물을 넣고 썰어 둔 부추와 좋아하는 양파를 넣고 청양고추를 잘게 다져넣었다. 딱 2장이 구워졌다. 알맞은 양이다. 잠시 막걸리가 생각났지만 당분간은 어림도 없는 일. 물론 사러 갈 생각도 없지만...

 

7시, 8시를 넘기고 있다. 다시 컴앞에 앉아 엑셀을 열어 가계부점검을 한다. 얼마 전 부터 정리해 온 재무설계도 마무리 지었다. 다시 뭐하지?

9시가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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