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혼자끄적이기

뒤적거리다가

미라공간 2005. 6. 5. 00:05

밤이 되면 머리속 갖가지 걱정나부랑이들을 그리고 담날 일에 대한 구상도 지우고 예전처럼 쉬 잠들고 싶습니다.
하루 16시간씩 일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잠자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머리만 벼개에 대면 똑 바로 천정을 바라보본 상태에서 잠이 들곤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밤의 그 자세 그대로 눈을 떴지요.
지금은 몸을 많이 움직입니다.
어딘가 잠자리가 불편해서인지..
다리를 들었다 놨다 벽에 댔다 하기도 팔을 머리위로 뻗기도 이불을 허벅지 사이에 둘둘말기도 벼개를 세로로 베고 동그랗게 몸을 말곤 합니다.
어쨌거나 어찌해 본 들 아침이 가까워 져야 잠을 들 수있는 날이 너무 오래 갑니다.
.
어제는...
벽에다 손바닥을 갖다 댓어요.
서늘한 기운이 전해지더라구요..
좀은 더운 듯 두툼한 이불로 몸을 반 쯤 감고 있다가 서늘한 감촉이 싫지는 않았어요.
벽 너머 바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밤공기를 가르며 바람이 지나가겠지요.
어느 집 창문에서 내어 놓은 한탄이 어둠속에서 출렁일련지도 모릅니다.
맞은 편 지붕아래 거미가 포만감에 겨워 제 집에 매달려 졸고 있을련지도요.
어쩜 어둠과 같은 색 옷을 입은 고양이가 퍼렇게 타는 눈동자로 이쪽 벽을 쏘아보고 있을지도요.
그래서 벽을 넘어 서로의 시선이 일직선을 그을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무섭게 느꺼졌던 그 놈의 이글거리는 눈을 마주보고 싶습니다.

0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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