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머뭇거리던 울음을 쏟아내어 보았네.
그래서 어떤가...
어떠냐고...
소청산장앞 어둠속에 무더기 무더기 늘어서 있던 봉우리들
팔 하나거리만큼 가까이 느꺼져 내게로 다가서기도 다가갈 듯도 했던 그 산들이 지금 내 앞에 들이차 있네.
나는 여기에도 있고 저산 봉우리에도 있고 다시보면 어느새 훌쩍 그 너머 바위돌에 앉아있네. 어둠에 묻친 저 산 돌틈사이에서 무릎을 세우고 씁쓸래 웃음을 지어보이는 노란 파커를 여미고 앉아있는 내가 있네.
제대로 웃어라.
그리해야 하네.
머리 위 북두칠성이 선명하네.
상현달이 떴네.
달빛에 슬퍼해야 할 무엇은 없어.
원치않는 시점에서 마음의 준비도 없는 때에 무언가를 보내야 하는 것과 그럼에도 참아내야 하는 건 지독한 고문이다.
내 넋두리가 너무 길어서 인가?
마음을 감추느라 너무 짙은 연막을 쳐서 인가?
내겐 이젠 슬픔을 담고 있을 가슴이 없어 보이는 듯 그리 해 보여?
내게 무슨 바램이 있었을까?
산으로 다시 가고싶기만 하네..
03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