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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사진전

미라공간 2009. 1. 10. 23:37

 

서울국제사진전.

아마 보름이나 한달전쯤이였을 것이다. 무료일간지의 한귀퉁이에서 전시를 알리는 기사를 보고는 가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에다 메모를 해 두긴 했었다. 성격상 미적미적 미루던중 마침 사진동호회에서 출사를 알려왔다.

서울역. 이제는 '구서울역사'가 되어버린 건물은 활기를 잊어버린 옛시대의 유물처럼, 을씨년스런모습으로 겨울의 냉기속에 서 있었다.

전시장이 맞을까 싶은 미심쩍은 마음으로 허름한 입구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 보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 보여 안심하고 문을 열었다. 

매표소와 안내테스크가 왼편에 같이 있고 커피점과 도록을 파는 곳과 화장실이 벽을 빙 둘러 있고 가운데 긴 의자에는 사람들은 듬성듬성 앉아있었다.

 

내부는 전시한 사진이 없었다면 흡사 리모델링을 앞둔 건물처럼 횡한 분위기였다.

뜯겨져 나간 등이 있던 자리며 여지저기 잘려진 전선, 초벌지가 드러난 벽면, 계단의 깨진 대리석과 낡은 문짝들.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흡사 일부러 한 인테리어나 설치미술을 한것처럼 자연스러워보였다. 덧칠을 하지않은 소박하고 솔직한 그래서 오히려 당당해 보이는 중년여인의 중후한 얼굴을 대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잘 닦여진 가마솥이 놓여있는 부뚜막과 빗질이 잘된 흙바닥이 있는 시골부엌을 보는 듯도 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이 상태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셔내고 덧붙이고 색칠하지말고 이 곳은 이대로였으면 좋겠다.

 

 

 

 

 

 

 

 

 

 

 

 

 

 

 

인물을 찍은 사진속의 사람들은 극히 무표정이다.

텅비어 있는 머리속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 처럼 공허한 눈빛, 다문 입술. 희노애락을 초월한 듯한 덤덤함..

저 무표정은 바라보자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어느때는 섬뜩함을 느끼게도 한다.

 

 

 

 

 

 

 

 

 

 

 

 

 

뿌연유리창너머로 보이는 겨울속의 키큰 나무들. 그사이로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들의 상대적 왜소함.

 

 

 

도심속에 서있느라 건물은 견디어 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지하로 거대전차가 다니느라 하루에 수도 없이 지반을 흔들어대고 지상에서도 또한 차들의 홍수속에 진동이 끓이지를 않았을 것인데 오랫동안 굳건이 버티어냈다.

 

 

 

저 벌건 엑스표시가 뭘까 곰곰생각해 보니 아마도 이 벽을 헐어버린다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레서 전기콘센트를 다 뜯어버린게 아닐까...

 

 

 

 

 

 

 

 

 

 

전시는 원래 몇일까지인지는 모르나 2월1일까지로 연장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유명 사진가들과 국내작가들의 작품이 방별로 나뉘어져 있고 서울역의 노숙인들 주제로 한 사진은 영상으로 보여지고 있다. 아래층의 마지막 코스에는 연예인들과 국내 10대들의 작품이 여러점 걸려있어 솔솔한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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