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산으로**가기

지리망산-사량도 020715

미라공간 2007. 1. 14. 00:25

 

2002-4-15

 

10시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1시간을 뭐 하고 보내남?

1번출구에서 나와서 2번 3번으로 해서 8번 출구까지 왔다갔다를 반복하고 출발지에 가서 차에 올랐다. 

 

자는둥 마는둥 뒤척거리다 삼천포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아직 어두운 새벽녁 배에 올랐다.

대장님 머리수를 세다가 하시는 말 .

"어 한명이 더 탔어?"

몇번을 세도 한사람이 더 있다고 하시네.

에이 모자라는게 아니니까 그냥가자..(근데 우리편 한명이 안타고 딴사람이 두명 탔음 어쩌남?)

배에서도 여전히 졸다 드디어 사량도에 도착한다. 

기대했던 일출은 볼 수 없고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잔뜩 끼어있다. 

보이지 않는 발아래의 바다를 상상으로만 그리면서 무협영화의 한장면같은 뿌연 산길을 걸어갔다.

작년여름 어느 분이 하신 말씀이 꽤 험하다고 했는데, 정말 아찔함을 느낄 만큼 위험한 구간이 몇번 있었다. 그런 곳을 오면서 운동화에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온 어느 여자를 보니 걱정이 앞선다. 그 여자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였는지 곤욕스런 표정이다. 

 

두어시간을 운무속을 걸었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구름이 비켜난 하늘아래 햇살이 비치고 바다와 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용수형님 교회 안가고 산에 와서 하느님께 벌 받아서 날씨가 이러나 했는데 하느님이 용서를 하셨나 보다는 농을 건냈다. 

첨 나온 전미숙. 사뿐사뿐 색시걸음을 하는 여린모습을 보고 불안한지 귀현이는 내내 등뒤에서 따라왔는데 씩씩한 현자는 어디서 구름처럼 펄펄 날아다니는지 얼굴보기도 힘들었다.

누군가가 산길에서 사서 건넨 꿀차의 달콤함은 오래 여운이 남았다.

후미에서 쉴새없이 수다를 떨면서 가다보니까 얼굴보이는 분이 별로 없었다.

 

작은 국민학교와 면사무소를 지나쳐 항구에 다다랗다. 배가 미처 오질 않아 부둣가에 나란히 앉아 햇살을 받고 있자니 부드러운 해풍이 머리카락을 헤집는다. 이 황홀한 자유.아름다운 섬. 정겨운 사람들.

다시 우리는 사량도를 떠나 삼천포로 와서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오른다.

 


여러분들 반가웠습니다.

얼마동안 그 산이 그리고 바다가 여러분의 얼굴이 내내 머리에서 맴돌것 같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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