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혼자끄적이기

40대

미라공간 2005. 6. 9. 22:55

[삼십대일 때는 몰랐던 것이 사십대에 있다면 무엇일까?
그건 확실히 '여백'과 '그리움'인 것 같다.
물론 그 둘 다 세대를 막론하고 늘 따라다니는 필수품 같은 것이긴 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빈 여백을 채울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는
세대가 사십대가 아닌가 한다.

"관계장애"
요즘 40대에 흔히 생기는 정신과 쪽의 질병이다.
뒤로 떨어져 나가있기에는 아직은 너무 건강하고
일을 놓기에는 경험과 지식이 많고
가족들은 적당하게 가구들처럼 자리를 잡아가고
새치가 하나 둘 생기면서 삶의 후반부를 실감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의 정열을 화려하게 불태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40대는 보다 과감하고 외로우며 적극적이고 감상적이 된다.

전혀 그럴 것으로 보이지 않는 남자와 여자들 조차 '이성 친구'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전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술이 익을수록 보다 진실하게 자신의 외로움을 토로하는 그들을 보며
아니, 나도 더불어 인생의 마흔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서툴지도 않고 생소하지도 않으며 중후한 멋도 있고
까탈스럽게 따지고 들지도 않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세대.

"이야기 할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펄펄 뛰던 삼십대보다 훨씬 고혹적이고 외로워보인다. 40대는]


그런 여유로움이 있다면 좋겠다싶은게 지금의 내 생각이다.
나는 그 와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힘겨움에 봉착해 있음으로...
따지고 계산도 해야하고 먹구름속에 가려진 머잖은 기력 잃을 후반부의 내 인생에 심각한 염려도 해야하므로..
[여백과 그리움]이 아닌 지금의 난관을 뛰어넘기위해 날마다 안간힘을 화를 참아 내야 하는 나는 40을 맞이하는 여늬사람과는 다른 고뇌로 매일을 산다.
[고혹적인 외로움.]
나는 그런 감상적인 외로움을 꺼앉고 지낼 겨를이 없네.
치열하게 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네...
늘 마음이 바쁘다네.
힘겨워 주저 앉고 싶다네.
머리속에서 언제나 현실도피를 꿈꾸고 있다네...

0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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