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그랬나 몰라.
낯선사람을 턱하니 따라 엉뚱한 길로 들어서 버렸네.
관악산이 쬐그만 동네 뒷산도 아닌데...
주절주절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으며 따라갔네..
자신만만하게 말한다고 해서, 무작정 믿어버려?
실은 정신이 혼미했었다.
전날 밤에 불쾌한 일을 격고 잠자리에 누웠다.
쉬 잠이 들거라는 건 어림천만이였다.
아무리 얘를 써도 잠들어지지가 않아 다시 일어나 유니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다 다시 침대로 가 티브를 켰다 껐다 그렇게 뒤척이다 세시가 넘었을까? 어찌어찌 잠이 들었을까 싶었는데 새벽에 다시 깨어나고...아침에 다시 길거리에서 좋지않은 얘기를 주고받고...
산 속이라 더욱이 연결도 잘 되어지지 않는 핸드폰을 거듭 눌려대며 어쨌든 따라 잡을 수 있을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결국은 하산지점에서 만나게 되었다.
어이가 없기도 화가 나기도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이 가득 차 올라 다시 그런 감정을 추스르느라 힘이 들었다.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심정을 얘써 덮어두느라 쓸데없이 말이 많아졌다.
첨으로 술잔들고 좌석을 도느라 횡설수설 술도 연거푸 마셔대기도 했다.
노래방에서는 제대로 기억이 다 나질 않는다.
언제나 술 좀 적당히 마셔야지 그런 생각을 끼고 살기는 하지만 술자리에서는 곧잘 망각해 버리곤 한다.
순수소주만 마셔야 했는데 무슨 초록색깔나는 음료인지 약인지가 첨가된 그것을 마셔서 그리 빨리 취해 버렸을까?
아님 심란한 가슴속 때문이였을까?
전화번호는 찍혔는데 내가 왜 전화를 했으며, 무슨 얘길 주고 받았는지 기억이 없네.
그런 것 때문에 담날 더더욱 가슴속이 부대낀다.
0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