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산에 못 간 아쉬움에 내일은 꼭 서해안을 다녀오리고 맘먹었다.
해서 여행사이트를 뒤적거려 그 곳으로 가는 차 시간을 조회해 메모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웬걸...
새벽녁에나 잠이 든 덕분에 또 늦었다.
미적미적 일어나 아점을 먹고 꼼지락거리며 잡다한 일과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다시 행선지를 정했다.
지금 출발해서 다녀올 수 있는 곳.
전부터 가보고 싶었했던 양수리(두물머리)를 가기로 한다.
석양이 저무는 강가...
그래 가 보자.
마을버스를 타고 왕십리에 내려서 2호선 전철을 타고 강변역에 내렸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사람 무지 많은 역이다.
어느 출구로 나가야 하나? 2번?
역내에 있는 길 안내판에서는 도대체 양수리행 2000번 버스를 타는 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니 덕소가는 버스가 많이 서있는 곳이 있다.
추위속에서 정류장표지판을 차례로 훓어보지만 2000번이나 양수리가는 차편은 보이질 않는다.
답답....
노점상에게 물어보니 뚱한 얼굴에 대답도 않는다.
버스기사에게 물어보자 비로소 답을 한다.
이곳에 양수리가는 버스가 있다네.
근데 기다려도 수없이 많은 버스들 가운데 그 넘의 2000번을 볼 수가 없네.
조바심에 다시 다른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배차시간이 길어 잘 오질 않으니 '덕소'에 가서 갈아타는게 빠를 거라네...
그러지 뭐...
해서 덕소가는 버스에 올라 요금을 치루려고 하는 찰나 창너머로 그 양수리행 버스가 지나고 있었다.
후다닥 내려 쏟살같이 뚸어 버스에 탔다.
몹시 따뜻한 차내.
창쪽에 자리를 잡자 비로소 마음이 푸근해 왔다.
예상보다는 먼 곳.
드디어 양수리도착.
바로 앞에 있는 두물머리쪽 산책길에 들어섰다.
직진으로 난 끝도 보이지 않는 오솔길을 지루하게 걸어가다보니 사진에서 보았던 그 느티나무가 보인다.
해는 막 산너머로 들어가고 석양의 잔재가 산과 강물위에서 붉게 넘실거린다.
서둘러 삼각대를 끄집어내고 셔터를 눌러댔다.
그
수확이 끝난 논에 젖어든 석양빛과 횡한 나뭇가지의 쓸쓸함이 비로소 겨울임을 실감하게 해 준다.
초저녁 나무가지에 걸린 반달.
그나마 몇 있던 사람들이 다 가버리고 어둠이 짙어져 온다.
몹시 추워진다.
더 이상 있을 수가 없다.
이젠 카메라를 만질 수없을 만치 손이 얼어가고 온몸이 바들거려며 떨려온다.
걸어오는 동안 모자를 눌러 썼으나 추위속에서 머리가 깨어질 듯이 아파온다.
어서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다.
그리고 얼큰하고 뜨거운 국물이나 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꼼장어나 돼지갈비에 소주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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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N00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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