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순례/국토종단[해남-고성]

국토종단-16차 080614

미라공간 2008. 6. 24. 00:24

 

080613


출발하는 날 오전. 둔장님이 갑자기 못가시게 되었다는 연락을 보내오셨다.

이런... 급히 선의 친구에게 연락을 하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장소를 변경했다.

서울과는 가까운 이천에서 대전팀을 만나서 함께 출발하기로 했는데 예상 밖으로 가는 차가 많지가 않다. 8시에 그 친구를 만났는데 5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버스에 올라 한시간만에 도착한 이천. 대전팀과 한 달만의 제회를 하고 다시 썬의 차에 올랐다.


바다가 있는 강원도행이다.

이번에는 작년 국토횡단을 시작했던 낙산해수욕장이라 내게는 더욱이 의미 있는 곳이다.

미리 예약해 둔 바닷가의 민박집은 예상보다는 괜찮다. 낙산해수욕장 바로 앞의 ‘파도횟집‘2층인데 저렴한 숙박비용 때문에 시설이 엉망은 아닐까 걱정이 됐는데 예상외로 방이 큰데다 창에서 보자면 길 건너편으로 바다가 보였다.

술을 조금씩 마시고 잠을 청했다. 파도소리에 노곤함이 가셔진다.

 

 

 

 

080614

 

지난번 도착지 주문진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차에서 내려 바닷가 회센터건물 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번구간은 산에의 갑작스런 불참으로 플래카드를 챙겨 오질 못해 배낭에 매단 것을 대신 발치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출발.

오늘하루 걸어야 할 거리 31km정도.

한낮이 되면 뜨거울지 모르지만 일단은 흐려서 다행이다.

가벼운 짠내와 비린내가 번지고 있는 주문진 시장을 지나간다. 유독 오징어가 많다. 흑갈색 오묘한 빛으로 번들거리는 이놈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쉼 없이 삼각형 머리를 들썩인다. 오늘은 오징어 회를 먹어야겠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단박 가슴을 틔워주는 드넓은 바다가 나타났다.

오늘의 주인공은 구름이다. 먹구름, 뭉게구름, 새털구름, 하늘을 뒤덮은 구름의 기세는 금새 비를 뿌릴 듯 어둑하고 위협적이였다가 간간이 파란하늘을 보여준다.  


지경리 해수욕장.

바닷가 민가의 맞은편에는 식구들 먹을 요량으로 걸어둠직한 오징어 몇 마리. 바람이 나풀거리며 널을 뛴다.


아직도 우리가 성큼 들어가기 힘든 곳이 군데군데 있다.

근데 저 팻말을 무시하고 들어가면 어떻게 될라나?? 한번 들어가봐바??


철조망이 길게 쳐진 바닷가. 편한 대로를 제쳐놓고 밟기도 불편한 철망아래 모랫길을 한참을 걸었다. 군데군데 불쑥 튀어나온 시멘트 막대와 철망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박아둔 조약돌을 보면서 걸었다. 돌들은 대충 끼워둔 게 아니라 막대를 중심으로 각각 3개씩, 그리고 바닥에도 3개를 나란히 겹쳐놓았다. 아마 외부침입에 대비해 표시를 한 모양이다. 땅에 떨어져 있거나 흩트려져 있다면 이 장소에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으로 알 것이다.

 

솔숲이 나오자 거기로 들어갔다 길이 끊어져 다시 나온다. 그리고 길인지 아닌지 분간도 없는 곳을 얼마쯤 걷다 다시 아스팔트로 올라온다.

 

 

 

  

 

  

 

어딘가에서 쉬어야 하는데 오늘 처음 참석한 선의 친구는 부리나케 앞서 걸어가 버려 뒷모습을 보기조차 힘들다. 걸어가는 중간 중간 쉬어간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하나 보다.

두어 시간을 넘긴 뒤에야 전화를 해서 쉬기로 한다.

감자와 보라가 찬 맥주를 사서 들고 있다. 식기 전에 마셔야 한다는 조바심이 인다.


남애리 항구로 들어선다.

수산시장이 있는데 북적이지는 않는다.

부둣가 건물의 그늘진 곳에 우아한 새 형상을 한 조각이 있어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런데 그게 꼼짝도 않고 있어 그런 줄 알았더니 몇 컷을 찍으며 다가가자 훌쩍 큰 날갯짓을 하면서 날아가 버렸다. 이런. 살아있는 놈이네 ...


바람이 넘나드는 야산의 정자에 앉아 과일이며 과자를 꺼내서 먹고 있자니 땀은 단박에 날아가 버리고 기분이 그만이다.

 

 

 

 

   

 

다시 단조로운 길을 걸어가는데 오른쪽으로 ‘휴휴암‘이라는 절이 있었다. 아마 감자의 추천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었다.

양양군에 속해있으며 미항이라고 하는 남애바다를 곁에 두고 있는 꽤 큰 규모의 절이다.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서있는 것으로 봐서 유명한 절인 것 같은데 내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신도들과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어 주차시설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관세음보살상이 바닷가 절벽에 편안하게 누워있다고 하는데 미처 아래로 내려가 보지는 못했다.

위의 작은 절간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두었다고 해서 들어가 어느 분이 시키는 대로 돋보기로 유리창 안을 들여다봤더니 내 눈에는 울퉁불퉁하고 작은 진주처럼 보이는 물체가 여러 알이 있었다.

옆의 설명을 읽어봤더니 부처의 몸에서 나온 사리가 7말이 넘었다고 한다. 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 대목이었다. 우리나라만 해도 다섯 군데의 절에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해서 전부터 얼마나 많은 양이였길래 불교국가의 여러 곳에 나뉘어 놓을 수가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 양이 7말이 넘었다니...  성철스님에게서도 상당량의 사리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인구해수욕장.

그리고 동산항이 보인다.

점심을 먹어야겠는데 들어가고 싶은 식당은 눈에 띄질 않는다. 배는 고파오고 이곳이 그래도 항구라고 하는데 몇 군데 식당이 더 있지는 않을까 싶어 계속 진행을 하다 주민에게 물어본다. 저쪽  항구의 끄트머리에 괜찮은 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잠수부횟집’

바깥에서 간단히 먹을 생각 이였는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며 굳이 이층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메뉴판을 봤더니 웬걸.. 가장 저렴한 물회가 15000원. 다행이 메뉴에는 없는 회덮밥을 10000원에 세그릇, 물회를 두그릇 주문을 했다.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오징어며 멍게, 성게알에다 이런저런 생선회가 듬뿍 들어가 있어 입이 벌어졌다.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 나왔는데 큰길로 바로 빠지는 곳이 없어 왔던 길을 뒤돌아 나왔다. 아마 오늘은 30km가 조금 넘을 거라고는 했는데 이처럼 바닷가를 들랑날랑 하다보면 실은 꽤 많이 걷게 될 것 같다.


낚싯바늘에 꿰어 매달린 생선은 바람이 불자 부산하게 움직여 흡사 살아 날뛰는 것처럼 보인다.

 

 

 

  

  

     

  

잔교리 해수욕장.

이곳 또한 처음 듣는 지명이다. 동해안에는 우리가 알지못하는 해수욕장이 얼마나 많은지 처음 알게된다. 아마도 지자체가 실시된 이후 관광수입의 극대화를 위해 개발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내마음을 끄는 건 유명관광지가 아니라 이처럼 한적한 곳이다. 그래서 인적이 드문 괜찮은 장소를 알게되면 보석을 만난듯 가슴이 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소문이 나서 인파로 인해서 혹 훼손이라도 될까 싶어 것또한 걱정스럽다.

 

지나쳐 걸어가다 보니 ‘38선휴계소’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그 곳에서 다시 쉬어가야겠다.

 

몇 해전에 들른 적이 있는 이 곳. 쉬었다 다시 출발해서 얼마쯤 걸어가 설악해수욕장을 지나쳐 간다.

 

 

 

  

 

하조대도 그냥 지나친다. 그 곳을 들렸다 나오자면 또한 시간이 꽤 걸릴것 같아서다.


동호리해수욕장.

날씨가 흐려서인지 바닷가에는 인적이 드물다.

낙산이라던가 설악이라던가 하는 곳에 비해 한산한 까닭은 아마 수심이 깊어서가 아닐까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족단위 수영객들이 기피한 것이 아닐까.

 

 

 

  

 

 

수산과 오산해수욕장을 지나쳐 걸어가다 보니 낙산대교가 나타났다. 몹시도 긴 다리를 건너와 보니 양양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작년 여름. 낙산의 바다에서 출발해 이곳에서 양양으로 접어들었던 곳이다. 그때는 이 길을 따라 걸어가 오색과 한계령을 넘었더랬다.

  

 

 

  

 

   

 

긴 다리를 건너고 비로소 낙산의 물빛을 본다. 하루의 일정이 끝나가고 있다.

빗방울이 조금씩 흩날리는가 싶더니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어 졌을까? 낙산사 아래쪽은 물보라가 인 듯 안개가 어린 듯 뿌연 테두리에 감겨있다.

 

 

 

                                            

 

민박집으로 들어와 준비해 온 고기를 굽고 아침에 먹다 남은 된장찌개에 물을 붓고 밥을 먹는다.

취기가 올라오면서 나는 말이 많아졌다.

국토종단 1차에서처럼 단출한 5명의 저녁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날      짜 : 2008년 6월 14일(토요일)

▶간      곳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7번국도~현남~하조대~

                 낙산해수욕장(1박)~속초시~고성군 토성면 천진초교앞.

▶시      간 :  8시간

▶거      리 :  32.6 km [누계거리 : km]

▶동  행 자 : ⓢⓤⓝ, 감자, 보라, 산그리고, 김정범

▶소요비용 :65,000원  (이틀간)

▶코      스 :
   

ㆍ08시 47분 : 주문진항 출발

ㆍ10시 51분 : 남애리 해수욕장 휴식 (30분)

ㆍ12시 12분 : 휴휴암 도착

ㆍ13시 30분 : 동산항 도착 점심식사 (1시간10분)

ㆍ14시 28분 : 잔교리 해수욕장 도착

ㆍ15시 28분 : 낙산대교 도착

ㆍ18시 40분 : 낙산해수욕장 도착

ㆍ19시 12분 : 낙산 파도횟집 민박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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