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마을에 가서요.
개미를 못 봤어요.
홍제3동 산의 몇 번지로 시작되는데
인왕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6.25사변이후 천막을 짓고 살았다 해서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고 하네요.
아마도 급작스레 고향을 잃고 삶의 모든 것들을 날려버린 이들의 새로운 삶의 출발지였을 거예요.
1950년대 출발이 그러했는데 아직도 이곳에 머물러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짐작하자면 먼저 가슴이 아려오네요.
아래쪽으로 걸어서 불과 몇 발자욱
연립주택이며 아파트가 밀려들고 있는 풍경을 매일 바라보며 일터로 향하는 걸음이 어떠할지도 생각해 봤어요.
서울의 미대생 무려 128명이 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네요.
알룩달룩 총천연색으로 덧칠해진 벽화들.
근데 나는 자꾸만 그 벽화를 피해서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네요.
몇십명의 사진동호회회원들이 이골목 저골목에서 셔터를 누르면서
이런저런 수다로 부산스럽게 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요.
나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웠어요.
개미마을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의 터전들이 이런식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퍼득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