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혼자끄적이기

늦은 밤 침대에서 생긴 일

미라공간 2007. 4. 3. 12:33

 

얼마전 부터 그러니까 날이 따뜻해질 기미가 보이면서 부터다.

옷이 얇아지는 계절이 되자 슬금슬금 걱정이 됐다.

배둘레 햄? 때문이다.

어릴적에야 당연히 잘룩했던 허리가 어느새 일자가 되었다가 이제는 항아리형태가 된 것이다.

어떻게 일자형으로라도 돌아가야 할 것같아서 집에서 생각날 적마다 윗몸 일으키기를 했다.

침대위에서 허리와 배에 힘을 주고 반쯤 일어나는 동작이다. 옆구리살도 문제이길래 한번은 똑바로 한번은 오른쪽, 왼쪽으로 틀어준다.

한 7주일지났을까?

가장 문제인 아랫배가 땡겨오기 시작했다.

겨우 일주일만에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은 마음이였지만 한동안 입지 않았던 청바지가 헐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한다.

 

 

지난주 금요일. 12시가 지났는데 tv를 보다 생각이 나 침대위에서 이불을 제치고 으싸으싸 ~~~

그러다 다른 동작이 생각나 해 본다.

그러다가 다시 다른 동작이 생각이 났다.

이건 난이도 가 좀 있는건데 몸이 남들보다 좀 유연하다는 착각을 가진 내가 스포츠 센타에서 처음 하면서 성공했던 동작이였다.

머리와 허리를 뒤로 제쳐 활처럼 휘고는 양손으로 발목을 잡는 것이다.

해볼까...

의외로 예전보다는 잘 넘어가서 쉬 발목을 잡을 수 있었다.-아마 침대의 큐션감때문이 아닐까? 

어! 잘되네. 다시한번~~

그러고는 잠잘 채비를 하고 잠이 들었다.

 

출근을 하고 일을 하다가 핸드폰이 울려서 바쁘게  서서 걸어가는데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허리를 시작으로 등뻐를 타고 올라온다.

진땀이 나고 현기증까지 느껴질 정도라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어제밤 일이 생각이 났는데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오늘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휴계실에 가서 쉬었다 나오니 괜찮다가 다시 서서 움직이면 신음소리를 내면서 멈추어 서야 할 만치 통증이 느껴진다.

전에 한번 무거운 걸 들다 작은 소리를 내면서 허리가 뻐근한 적이 있었는데 2-3일간 가벼운 통증이 있다 저절로 없어진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안심을 했다.

이러다 말겠지.

친구들 모임이 오늘 있어 종로에 갔다.

몇 년만에 한 자리라 적당한 긴장감과 거푸마신 술의 위력인지 아침까지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일요일 다시 출근을 했더니 전날과 똑같은 강도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3일째 월요일.

다시 4일째 화요일.

통증은 좀 체 사르라 들 기미가 없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이 이번주 금요일에 출발하는 이틀간의 도보여행이 걱정이 됐다.

먹거리와 입을 것, 소소한 소지품, 코펠,버너까지 준비하면 38L배낭에 채워 매고 가야 하는데.. 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절로 낫기를 바라고 있을 수는 없는일이였다.

 

병은 소문을 내라고 했지.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다녔다.

이런데 어떻게 하고 어딜 가야하지?

"당연히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촬영을 하고 물리치료를 받고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어야대."

"무신 소리? 병원에 가봤자 쓸데없이 엑스레이를 찍는데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나타나지도 않아. 한의원가서 침 맞아야돼. "

한예닐곱명에게 물었는데 한의원에 가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게다가 가까운 곳에 잘 하는 곳이 있다해서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탔다.

 

예상과는 달리 한산한 한의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바로 침대에 누워 물리치료라는 걸 받았다.

무슨 기계장치에 선으로 연결된 넓직한 패드가 허리를 안마했다.

사람의 손보다 더 섬세하게 꼬집고 누르고 비틀고 툭툭 쳐대고 할 적마다 시원함 보다 등뻐를 중심으로 오른쪽이 아파서 인상을 쓴다. 강도가 더 심하면 신음소리를 흘리며 줄여달라고 했을 것이다. 근데 좀 지나 적응을 할만하자 괜찮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여분이 지나자 의사가 들어오더니 기계를 끄고 침을 놓는다고 했다.

이 나이가 되도록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침.

살에다 바늘같은 걸 꼿는다니 따끔하고 아프지는 않을까 싶다.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서 몸을 비틀면 어쩌나?

그래서 바늘이 잘못 들어가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을 순간 한다.

근데 허리께에 모기가 무는듯한 짧고 화끈한 느낌이 들었다.

음~ 침 맞는게 이런 거구나.. 별 것 아니네.

몇 번을 그러고 나자 허리가 들썩들썩거리는 강한 움직임이 있었다-나중에 알고봤더니 전기충격을 주는 거라고 했다.

이번에는 등뻐왼쪽 부위가 아파왔다.

이것도 좀 지나자 익숙해질만 했다.

별로로 약을 주지는 않고 3-4일 정도 이런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통증이 느껴졌을 당시 빨리 조치를 취하는게 좋다고 한다. 오래 묵을수록 치료가 더디고 재발확률이 높다고 하네.

 

회사로 돌아와 업무를 보는데 한결 수월해 졌다.

진작에 얼릉 치료를 받을 걸..

그나저나 잘 되서 도보여행에 차질이 없어야 할텐데. 젤 걱정이다.

 

회사에 소문을 다 냈다.

침대에서 허리를 삐긋했다고 처음 운을 떼자 사람들의 반응은 단연 웃어제치는 것이다.

상황을 말하고 나서도  걔중에는 "솔직히 말해~~ "라는 사람도 있다.

"뭘?"  하하하 

 

 

 

'*............글쓰기 > 혼자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처럼의 여유  (0) 2007.06.14
늦은 밤-봄바람 났네.  (0) 2007.04.12
우리동네 시장통  (0) 2007.03.21
혼자  (0) 2007.02.14
...  (0) 2007.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