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혼자끄적이기

한낮의 커피솦

미라공간 2005. 6. 17. 20:30

040612

나는 이 동네가 싫어.
너무 반듯해.

양재역 4번 출구로 왔다.
뭔가를 먹어야 해.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자....
김가네 김밥집의 얼큰수제비를 3분의 2를 떠 먹었다.
냉수로 입을 헹구고 밖으로 나와 수예점에 들어가 담배를 샀다.
커피솦을 찿았다.
이렇게 환한 대낮에는 어둑한 곳으로 숨고 싶다.
인테리어를 올 블랙으로 한 그리고 나직하고 끈끈하고 침울한 재즈가 깔려있는 그런 곳이라면 좋겠다.
2층의 어느 곳을 들어가 보니 화이트톤의 벽지에 우중충한 테이블이 놓여있는 다방같은 곳이다.
비대한 몸짓에 초미니 샤링tm커트를 걸친 짙은 화장의 레지?가 재떨이와 메뉴북을 놓고 간다.
아마 20살이 안됐을 거야....
그리고 여기보담 햇살이 비치지 않는 다른 곳  다른 시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다.

담배만이 구원인 것처럼 급하게 피워댔다.
뭘 마시지?
카푸치노 냉커피?
옅은 블랙의 헤이즐럿?
아메리칸 스타일?
그러다 에소프레소를 옅게 주문했다.

고개를 돌려 밖을 봤다.
사람들은 저마다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
탱탱하게 부푼 배를 한 중년남자가 차에서 꺼낸 점퍼를 털고 있다.
푸른 제복을 입은 젊은 남자는 벽에다 백지를 대고 뭔가를 적고 있다.
젊은 여자애 둘이 문구점 도어를 밀고 들어가고 있다.
그 문구점 유리에 붙어서 빠르게 지나는 50대 여자.
그리고 아이들 또 다른 사람들
그렇게 그들의 실루엣을 창에 비추고 지나는 사람들은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무슨 생각
들을 했을까?
그들도 힘겹게 부대끼는 고민들을 하나씩 지니고 있을까?
그래서 천장무늬를 보거나 티브를 보거나 먹먹한 벽을 바라보면서 되새김질하고 한숨을 쉬
기도 할까?

 

스쳐 지나는 어느 날의 나를 보면서 지금의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있기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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