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06
조치원역에서 시작했다.
11월의 거리는 몇 남은 잎새를 달고 서 있는 나무가 횡한모습으로 서있어 을씨년스럽니다. 초겨울의 풍경. 가슴으로 알수없는 슬픔과 그리움과 회한이 밀려드는 낮선 거리. 쓸쓸한 풍경속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가고 버스에 실린 사람들이 지나가고 바람이 지나간다. 그 풍경을 이루며 우리도 가장 느리게 지나간다. 황금나락을 달고 있있던 풍성한 들녘. 봉숭아며 배, 그리고 온갖 열매가 익어가던 과수원, 눈이 시리던 푸른하늘가 그 아름답던 계절은 어디로 밀려갔을까?
우리가 이처럼 걸어가지않았다면 전동이라는 지명을 어떻게 알게될까?
버스를 타기위해 앉거나 서성거리고 있었을 동네사람들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약간은 굽은 어깨. 멋부리지않은 옷차림새. 대부분은 보따리를 끼거나 더러는 지팡이를 잡은 투박한 손을 가진 어른신. 통학을 하는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지않을까..
때로는 더위를 피하거나 추위와 바람를 피해 길가는 나그네를 위한 쉼터를 제공해 주는 소박한 정류장.
빠트릴수없는 간식시간. 술또한 이 자리에 결코 빠트릴 수는 없다.
무릎통증을 호소하던 여포님이 뒤로 물러나섰다.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먼저 이동하기 위해서 건너가섰는데 옆의 아낙에게 무슨 말인가를 했을까? 호기심 만땅인 얼굴로 바라보는 시선.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것이 알고 싶은가 보다.
이번구간은 역시 기찻길. 하루에서 몇번씩 기차길옆을 지난다. 근데 예전에 들었던 기적소리는 없다. 차가 지나는 소음만으로도 짐작할 수가 있으니 필요가 없기는 하지만 제도가 강화되어 선로를 지나면 벌금에 처한다는 것을 오랫동안 강조하기도 해서 사람의 접근을 막아온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문득 그립다. 기적소리.
모든 걸 다 버리고 섰으니 홀가분 하겠다. 땅에서 나온 것 다 땅으로 떨꾸어 냈다. 아니 곡식은 인간이 거두어 가 버렸지. 농부왈 "내 손을 거쳐 이루어 낸 것 다 내게로 오라"
까치밥으로 남겨두었을까 아니면 좀더 기다려서 딸려고 그랬을까?
홍시는 꽃처럼 붉다.
소정리역을 지나고 걷고 걸어가는 동안 비가 온다. 어두워지고 추워지기시작한다.
걸음을 빨리해 걸어가는대도 좀체 거리는 좁혀지지않고 상황은 나빠진다.
천안에 소재한 선문대에 도착해 하루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내일로 예정된 구간은 참가가가 혼자뿐이라 여론에 밀려 다음달에 진행하기로 했다.
광원씨가 늦게 나타나 뒷풀이에 합석한뒤 천안역으로 나와 작별인사를 했다.
처음으로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서울로 가까워졌다는 것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바로 갈수있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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