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설악산을 갈 적마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 산에 머무르는 것이 하루라던가 이틀로는 성이 안 차.
삼사일정도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
그리고 올해 두 번째 휴가로 육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설악산의 이곳저곳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다 5일째 되는 날 오대산이나 충북의 어느 곳에서 모이게 될 솔트렉 첼린져팀에 합류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혼자 가는 산행이라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는데 막상 날짜가 임박해 지자 혼자 가야하는 것에 주저가 된다.
소공원으로 내려온다면 대포항에 가서 작은 회 한 접시라도 놓고 뒤풀이를 해야 할 텐데 혼자라면 할 수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쳐서다.
그래서 산행게시판에 글을 올려놓았다. "설악산으로 가실래요?“
그런 제목으로 올려놓았으나 고작 출발하기 36시간 전에 올려 둔 것이라서 기대는 할 수 없었다. 갑자기 네댓새정도의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싶다.
누가 되던지 하루나 이틀정도를 내서 다녀가도 좋은 것 같은데 내가 먼저 출발하고 나중에 산속에서 만나 서울로 같이 온다면 가장 좋겠다.
어쩌면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른다. “뭐 자랑하는 거야“
그런데 다음날 오후 산악회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어이없게도 나는 도보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남북 종단도 마치지 않고 다시 동서횡단을 생각하고 있었니... 왜 여태껏 있다가 산으로 가기 하룻밤 전에 이런 생각이 급작스레 떠오르게 된 건지는 스스로도 알 수가 없다.
일단은 우리 집에서 나와서 무조건 동으로 걸어서 춘천을 지나 동쪽의 바다로 가는 코스를 생각했다.
출발하기 전날 밤. 회장님에게는 전화를 해서 금호동으로 오시라고 하고서는 인터넷검색을 했다. 춘천을 지나 인제, 양양, 낙산으로 가는 방법과 원주로 해서 정선을 지나 동해로 빠지는 길 중에 선택을 해야 했는데 지도를 펴고 다시 생각해 보니 서울을 벗어나는 데만 하루는 족히 걸릴 것 같다. 서울을 걷다니... 소음과 매연과 수많은 사람들과의 부댓김이 부담스럽다.
다시 고민하다 검색을 해 보니 몇 해 전‘우리만화연대’에서 택했던 횡단길이 마음에 들었다. 낙산에서 시작해 한계령을 넘어 양구와 춘천, 가평을 거쳐 서울로 오는 코스가 있었다.
낙산에서 시작하기로 맘을 다잡아먹는다. 몇 군데 사이트의 추천이 있었던 정선길은 다음을 위해 아껴두자.
아침 일찍 회장님께 다시 전화를 했다. “동서울터미널로 오세요.”
가슴이 설렌다.
[코스참고]
우리만화연대가 주최하는 <한계령을 넘어 서울로, 만화로> 총248km
1구간
24일(목):(낙산-오색, 약27km)
25일(금):(오색-가리산리, 약17km)
26일(토):(가리산리-현리, 약14km)
2구간
27일(일):(현리-상남, 약13km)
28일(월):(상남-철정리, 약34km)
29일(화):(철정리-상걸리, 약25km)
30일(수):(상걸리-춘천, 약14km)
3구간
31일(목):(춘천-가평, 약25km)
11월1일(금):(가평-새터, 약31km)
2일(토):(새터-하남, 약28km)
3일(일):(하남-서울 코엑스 약20km)
11일간 248km
위 단체는 서울에서 횡단 길을 마쳤지만 나는 살고 있는 금호동 집을 거쳐 이틀정도를 더 걸어 인천에서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준비물- 배낭커버, 하계용 침낭, 매트리스, 헤드렌턴, 코펠, 버너, 식기세트, 물통, 세면도구, 선글라스, 선크림, 윈드자켓, 오버트라우져, 모자, 여벌의류, 속옷, 양말, 우의, 지도(대한민국 전도와 강원도 경기도) MP3, 카메라, 여벌 배터리, 필기구,
식품 - 쌀, 밑반찬, 간식, 부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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